이 글은 글쓰기에서 어휘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과 동시에 학계에서 합의된 용어(standard terminology)를 준수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다룬 글입니다. 일견 서로 상충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정확성과 풍부한 표현력을 동시에 지키기 위해 필요한 원칙들입니다.
1. 왜 어휘 다양성이 중요한가?
- 글의 풍부함과 독자 흥미 유도
- 동일한 단어나 표현만 반복하면 글이 단조롭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적절한 동의어(synonym), 유의어 등을 사용하면 독자에게 새로운 관점이나 다채로운 느낌을 줄 수 있고, 글의 문체도 풍성해집니다.
- 정확한 뉘앙스 전달
- 특정 맥락에서 ‘분석’이라는 말 대신 ‘탐색’, ‘고찰’, ‘검토’ 등 더 미묘한 의미가 맞을 때가 있습니다.
- 어휘폭이 넓으면, 정확히 의도하는 의미를 표현하기 수월해져 글의 정밀도가 올라갑니다.
- 독자의 집중력 유지
- 글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똑같은 단어가 반복되면 독자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 유사 개념이라도 적절히 변주해 주면 독자에게 새로운 지점이 되어 몰입을 유지하기가 쉽습니다.
2. 학계에서 합의된 용어 사용이란?
- 표준 용어(standard terminology) 또는 권위 있는 번역
- 특정 분야(예: 인공지능, 화학, 법학 등)에서 이미 학계가 합의한 공식 용어나 표준 번역이 있습니다.
- 예: “Machine Learning”을 “머신러닝”으로 표기하기로 업계/학계에서 널리 받아들여졌다면, 그것을 따라주는 게 바람직합니다.
- 공인된 정의와 일관된 사용
- 학술 논문, 보고서, 전문 서적 등에서 많이 쓰이는 개념은, 해당 분야 연구자들이 대체로 동의하는 정의가 존재합니다.
- 예: “Convolutional Neural Network(CNN)”은 이미 딥러닝 분야 표준 용어이므로, “합성곱 신경망”이라는 번역을 쓰더라도 동일 개념임을 명시하는 식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 필요성
- 독자가 혼란을 겪지 않도록, ‘이미 학계가 정한 명칭’을 준수해야 합니다.
- 국제적 교류나 인용·검색 시에도 표준 용어를 쓰면 데이터나 연구 정보를 찾기가 훨씬 쉽습니다.
3. 어휘 다양성과 표준 용어 사용의 균형 잡기
- 핵심 개념에는 일관·표준 용어 사용
- 핵심 또는 전문 용어라면 학계에서 합의된 형태를 우선으로 유지.
- 한글 글쓰기라면, 처음 등장 시 영문/학계 표준명 병기 후, “(이하 ~~~이라 함)” 문구로 고정해서 반복하면 좋습니다.
- 예: “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이하 ‘CNN’)” → 이후로 “CNN”만 사용
- 주변 표현들에 어휘 다양성 부여
- 핵심 용어를 제외한 주변 설명이나 맥락적 표현은 동의어, 유의어를 적절히 가미해 단조로움을 탈피.
- 예: “성능이 향상되었다” → “정확도가 높아졌다”, “효율이 증가했다”, “결과가 개선되었다” 등으로 변주
- 단어 선택 시 맥락 고려
- 같은 뜻의 동의어도, 과학적·학술적 상황인지, 대중적인 글인지에 따라 적절성이 달라집니다.
- 전문 문서에서는 감정적 수식어나 애매모호 표현(“굉장히”, “엄청”)보다 객관적·정확한 표현을 우선.
- 한 문단 내에서 핵심 용어는 통일
- 서술부에서 다양한 수식어를 쓸지라도, 본 논문의 핵심 전문 용어는 글 전체에서 일관성 유지가 필요.
- 예: “머신러닝”이라 정했다면, 비슷한 문단 안에서 “기계학습”으로 왔다 갔다 하지 않도록 주의.
4. 작성 시 유의할 점
- 중복·반복 과잉 피하기
- “머신러닝은 머신러닝적 관점에서 머신러닝을 할 때…” 식으로 의미 없는 반복은 오히려 지루하고 독자가 피로감 느낌.
- 가능하면 문맥상 드러날 때는 “이 기법” “본 접근” 등으로 치환해서 말해도 됨(단, 의미가 달라지지 않도록).
- 주요 개념 정의 명확
- 새롭거나 독자의 이해가 부족할 만한 용어는 문서 앞부분 또는 별도 섹션에서 명시적으로 정의.
- “본 글에서 ‘지식 증류(knowledge distillation)’는 … 방식을 지칭한다.”
- 이후에는 그 정의를 기반으로 일관되게 사용.
- 분야 표준 용어를 무리하게 바꾸지 말기
- 예: “Backpropagation”을 “역전파법”이라 전면 대체하기보다, 학계에서 “백프로퍼게이션”이 익숙하면 그 형태를 지키되, 필요 시 한글 번역을 병기.
- 많은 연구자가 특정 영문 약어로 부르는 개념일 경우, 그 방식을 따르는 게 협업·소통에 유리함.
- 동의어 사용 시 미묘한 차이 인지
- 예: “accuracy” “precision” “recall” “f1-score”는 다 비슷하게 “정확도”라고 뭉뚱그릴 수 없고, 실제로는 다른 지표임.
- 각 동의어의 정의나 함의가 학술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 적재적소에 쓰도록.
5. 예시 비교
(부적절 예시)
“본 논문에서는 기계학습과 머신러닝을 통해 딥러닝(Deep Learning)을 구현한다. 그런데 머신러닝 접근법 중 기계학습적 방식에 따르면…(중략)… 또한 딥 러닝은 심층 학습이라고도 불리는 상당히 흥미로운 기술이다.”
- 문제점:
- “기계학습” vs “머신러닝” 이 혼재 (동일 의미인데 표현이 달라 일관성 결여)
- “딥 러닝” vs “딥러닝(Deep Learning)” vs “심층 학습”도 통일성 없음
- “상당히 흥미로운” → 주관적 표현
(적절 예시)
“본 논문에서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이하 ‘머신러닝’) 개념을 기반으로, 그중에서도 딥러닝(deep learning)의 핵심 구조를 활용한다. 머신러닝이란 데이터를 통해 모델을 학습하는 일반적 개념이며, 딥러닝은 인공신경망을 여러 층으로 심화시킨 방법을 일컫는다. 이 연구에서는 딥러닝 기법을 사용해 이미지 분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실험 결과, 기존 대비 정확도가 평균 2.3% 향상됨을 확인하였다.”
- 장점:
-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처음부터 명확히 정의하고, 그 뒤 반복 표기 시 동일한 용어 사용
- 객관적 수치(2.3% 향상)로 근거 제시
- 주관적 형용사(“굉장히 좋다” 등) 대신 사실 중심 서술
6. 결론
어휘의 다양성과 학계 표준 용어 준수는 상호 보완 관계입니다.
- 다양한 표현을 적절히 활용하면 글이 생동감 있고 정확한 뉘앙스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 동시에, 핵심 전문 용어나 학계가 합의한 표준 용어는 일관되고 객관적으로 유지해 독자 혼란을 방지하고 전문성을 높여야 합니다.